우리 남아와 여아는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다 왔지만,
남아는 1,2학년 때 코로나로 학교에서 한국운동회 다운 운동회를 경험해보진 못했다.
코로나 후로는 남아 3학년 때, 여아 1학년 때 했던 운동회는
부모 참석없이 아이들만 모아서 했었다.
그래서 우리들 어렸을 때 했던 운동회처럼
한국운동회라 하면
운동장에 만국기 여러줄 달려있고,
가족들이 와서 운동장 가장자리에 돗자리 펴고
김밥 먹는 그런 분위기를 겪어보지 못한 아이들이다.
그때는 친구들끼리 서로 가족의 위치를 알려주고 다녔었다.
내가 친구를 만나면 "너네 엄마 그네 옆에 계셔." 친구는 내게
"너네집 돗자리 미끄럼틀 옆에 있어." 이렇게 서로의 가족들 위치를 알려주었다.
지금은 아이들에게 핸드폰이 있으니 쉽게 알겠지만, 그 시절엔 핸드폰이 없던 시절이라,
반별 자리도 없이 본부석에서 마이크로 몇학년 경기 할 예정입니다 라고
방송나오면 가족이랑 같이 있다 경기하러 나갔던었던 것 같다.
또, 운동회때는 아이스크림, 달고나 장수들이 운동장 안에 들어와
항상 되지도 않게 사달라 졸랐던 기억이...
시절이 변해도 한국운동회의 꽃은 당연 계주라 생각한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 때는 손목에 1등,2등,3등 도장을 찍어주고
나중에 시상식때 선물을 줬었는데...
어쨌든 그런 추억 한켠이 있어 아이들 운동회다 하면 나조차 들뜨는 기분이 들었다.
미국에 와서 아이들이 개학을 하고 한달 후 학교에서 메일이 왔다.
- 미국의 학교는 공지사항이 메일로 온다.-
목요일에 운동회를 한다는... 이 공지사항도 1주일 전에 알려준 것이었다.
대체 미국운동회를 어떻게 하는지 처음 겪는 아이들과 난 대혼란에 빠졌다.
도시락을 싸오라는 이야기가 없는 것 보니 급식을 먹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운동회 sport day 2일전 ,
학교에서 또 하나의 공문이 보내졌다.
그날 책가방을 가져가네 마네로 설전을 벌이다
아이들말로는 선생님께 그런 말씀이 없었다는 이유로
책가방과 간식(평소에 간식을 싸감)을 야무지게 싸갔다.
Move-a-Thon이 11시50분부터 오후 2시 20분까지라니
난 당연하게 이때 계주가 시작될거라 예상했다.
모든 가족과 친구들도 아이가 잘 하게 옆에서 용기를 복돋아주라고 쓰여 있으니.
미국운동회 sports day 당일 아침,
거실에서 우리 남아와 여아는 전날 학교에서 나눠준
티셔츠와 헤어밴드, 선글라스를 끼고 계주 연습을 하고 있었다.
이때 시간 오전 7:50분.
아이들을 보내고 동거인과 나도 나갈 준비를 했다.
혹시 몰라 돗자리, 물병, 아이들 간식거리 과일과 음료수, 과자 등을 차 트렁크에 실었다.
11시 50분부터 계주가 시작되니 우린 조금 일찍 나갔다.
11시쯤 학교에 가보니 운동장이 비어 있었다.
꾸며져 있기는 해도 아이들은 보이지 않았다.
한참을 기다리니 정말 50분이 다 되어
아이들이 운동장에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랠리.
하늘은 파랗고 잔디는 푸르고...
이렇게 아이들은 학교에서 준 일정대로
run time 12시 10분까지 무작정 달렸다.
그 와중 친구랑 손잡고 웃으며 달리는 우리 여아.
부모들과 조부모, 부모의 친구들은 아이들이 달리는 라인 한쪽 모여서 서서
아이들이 다가오면 이름을 외치며 응원하는 게 전부였다.
그 옆 부스에서 응원하는 청소솔(?) 같은 걸 개당 2달러주고 팔고 있었다.
학교에서 자체판매하는 것으로 블루 셰이커 폼폼이라는 예쁜 이름이 있었지만,
내 눈엔 파란반짝이 먼지털이개로 보였다.
1등도 꼴등도 없는 미국운동회 sport day 계주.
나에겐 신선한 충격이었다. 운동장을 1바퀴 돌때마다
형광색 팔찌를 아이들에게 나눠주는 뭐 정말 착하게 운동만 시키는 그런 진짜 운동하는 날이었다.
선생님들도 아이들과 같이 뛰다 선생님들끼리 얘기하며 걷다
너무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12시 10분이 되니 정확히 계주는 끝이나
부모님들 앞에서 포토타임이 이어졌다.
이런 건 정말 상상해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진짜 운동회의 목적이 이거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운동회는 아이들도 선생님도 부담없는 진짜 합리적인 운동회라 할 수 있었다.
동거인과 나는 30분간 운동장에 대기하고 3학년인 우리 남아 달리기도 기다렸다.
확실히 좀 컸다고 우리 앞에선 열심히 뛰더니 반대편에선 걷다 또 우리 앞에서 뛰었던 머리 큰 남아.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 우리가 이름 부르며 응원하는 게 창피해서 뛰었다는... 좀 더 머리 큰 이야기.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내가 준비한 간식을 먹으면
동거인과 마주보고 웃었었다.
그래 이게 미국이구나.
한국운동회 같은 설렘도
미국운동회 같은 단조로움도
각각 그 만의 매력이 있음을 부정할 순 없었다.
저마다의 장 단점으로 아이들에겐 또 하나의 경험이 되리라고 생각하니
이 또한 괜찮은 하루였던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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